내년 서울 中1학년, 1년에 시험 한번만 본다
학부모들 "中1 시험 안 본다면, 학원 보내야 마음 놓일 것"
내년부터 서울 지역 모든 중학교 1학년 학생은 1년 동안 학교에서 기말고사 한 번만 치르게 된다. 1년 중 한 학기는 중간·기말고사를 아예 치르지 않고, 나머지 한 학기도 중간고사는 생략한 채 기말고사만 보게 된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28일 발표한 '2016 서울형 자유학기제 운영 계획'에 따르면 내년 서울의 384개 중 1 학생들은 1학기 또는 2학기에 단 한 번의 기말고사만 치르고 나머지는 수행 평가만으로 성적을 평가받게 된다.
정부가 내년 전국 모든 중학교에 1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를 1학기 더 연장해 1년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대로 준비 안 된 자유학기제를 1년간 시행하면 학생들 간 학력 차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중학교 1학년생들의 성적표도 내년부터 바뀐다. 예컨대 1학기 성적이 과목별 수행 평가(50% 이상)와 기말고사 점수를 합쳐 A~E 중 하나로 표시되면, 2학기 성적은 서술형으로만 나온다.
'서울형 자유학기제'는 교육부가 시행 중인 '자유학기제'(1학기)를 1년으로 확대한 모델이다.
교육부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고 토론·실습 수업과 진로 탐색 활동, 예술·동아리 활동 등을 하며 학생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해가는 프로그램이다. 주로 오전에는 학과 수업, 오후에는 진로 탐색 과정을 운영한다. 지난 2013년 처음 시범 시행된 이후 올해 전국 중학교 80%(2551개)에서 운영됐으며 내년 전국 3204개 중학교에 전면 도입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정부 계획보다 한발 더 나간 조치를 내놨다. 한 학기는 자유학기제 '탐색 학기', 한 학기는 '집중 학기'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1학기 '탐색 학기' 때는 중간고사를 보지 않고 기말고사만 치르고, 2학기 '집중 학기' 때는 중간·기말고사 모두 보지 않고 체험 활동 위주의 교육 활동을 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사회적으로 중학교 학생들의 방황과 정체성 혼란 등이 문제가 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자유학기제' 1학기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학부모 사이에선 "졸속 정책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임모씨는 "중 1 학생들이 1년에 시험을 한 번만 본다면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학원을 더 보내야 마음이 놓일지 모른다"고 했고, 학부모 오모씨는 "학교에서 시험도 안 치면 우리 아이의 학력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